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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이젠 솔직해지자 [매경데스크]
  • 작성자 admin
  • 조회수 79
2021-08-05 19:03:18

백신 맞아도 감염확률 꽤 높아
중증 악화 막는덴 매우 효과적
무증상 감염자는 환자 아냐
신규 확진數에 일희일비 말고
고위험군 중심 방역에 집중을

두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첫째,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이 사람은 감염될 확률이 높을까 낮을까.

해답은 항체 형성 위치와 감염 경로에 있다.

백신 접종 후 항체는 사람의 혈관 안에서 형성된다. 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코나 목의 점막 상피세포 말단(공기와 접하는 부위)에 달라붙어 세포를 감염시킨다. 건강한 사람인 경우 인체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상피세포 기저막을 뚫고 혈관 속으로 침투하기 어렵다. 따라서 혈관 내 항체와 혈관 밖 바이러스가 만날 일이 없다. 백신을 맞아도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다만 기저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바이러스가 기저막을 뚫고 혈관 속으로 들어가 심장이나 뇌를 공격한다. 이는 병세가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됨을 뜻한다. 하지만 백신 접종자는 혈관 안에 항체가 존재하므로 바이러스가 힘을 못 쓴다. 백신이 감염은 못 막아도 중증은 충분히 예방하는 셈이다.

이 같은 주장에 이견이 있다.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혈관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맞지만 항체들이 혈관 밖 점막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반론이다. 이 같은 디퓨전(diffusion) 현상이 발생하면 항체와 바이러스가 점막에서 만나게 되므로 백신이 감염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여기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디퓨전이 일어나려면 혈관 내 항체가가 매우 높아야 한다. 항체가 생겨도 충분치 않다면 항체와 바이러스가 만날 확률이 줄고, 감염 위험을 높인다.

두 주장 중 어떤 것이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확실한 것은 어떤 경우든 백신 접종 후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꽤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싱가포르 신규 확진자 중 74%가 백신 접종자였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두 번째 질문이다. 바이러스 감염자는 모두 환자인가.

의학계에 따르면 감염과 질병은 엄연히 다르다. 우리는 수시로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만 증상이 없으면 병원에 안 간다. 이때 감염자는 환자가 아니다. 물론 예후가 나쁜 췌장암 등 예외가 있지만 무증상 감염은 대부분 질병으로 볼 수 없다. 반면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간다. 이 경우 감염은 질병이 되고 감염자는 환자가 된다.

두 질문의 해답을 정리해보자. 첫째, 백신을 맞아도 감염 확률이 꽤 있다. 다만 병세 악화는 충분히 막는다. 둘째,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는 환자가 아니다.

전문가라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정부는 이런 사실을 이제라도 솔직히 알려야 한다.

두 가지 결론을 토대로 방역 대책을 바라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우선 매일 신규 확진자 수에 일희일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신규 확진 대부분은 환자가 아닌 무증상 감염자이거나 경증 환자다. 그것도 젊은 층이 대다수다. 10대 치명률은 0%, 20대 0.01%, 30대 0.03%, 40대가 0.05%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변이는 끝없이 일어나고 백신 접종자의 돌파감염은 불가피하다. 결국 코로나19 신규 감염은 마치 감기처럼 계속 발생할 것이다. 언제까지 신규 확진자 수에 목을 맬 것인가.

또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전 국민 백신 접종 중심의 방역은 한계에 봉착했다. 극단적 거리 두기를 멈추고, 고위험군 중심의 방역으로 전환해야 한다. 젊은 층과 달리 50대부터는 코로나19 치명률(0.23%)이 독감(0.1%)을 넘어선다. 60대가 1.02%, 70대가 5.4%, 80대는 18.2%다. 이들은 그야말로 고위험군이다. 건강한 젊은이는 무증상이나 경증으로 끝날 수 있지만, 이들이 고위험군에 바이러스를 옮기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가뜩이나 모자란 백신을 고위험군 접종 완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거리 두기와 백신 문제로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자영업자를 사지로 내몰 것인가.

[남기현 벤처과학부장]


https://www.mk.co.kr/opinion/columnists/view/2021/08/74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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